대기업이나 중견기업과 비교하면 급여가 박할 수밖에 없는 비영리 학술단체에서는 출산휴가도 눈치를 보고 갔어야 했고, 육아휴직도 최근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료 중 출산 휴직을 하러 간 직원을 대신하여 회사에서는 신규인력이나 대체인력은 구할 생각도 하지 않고 남은 직원이 업무를 쪼개어 일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서로서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출산휴가 간 직원도 눈칫밥 먹는 것처럼 불편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출산율 증가를 위해 온 나라가 걱정하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저도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내 동료가 1년 이상 출산, 육아휴직을 한다면 업무 공백의 걱정에 동료의 출산을 진심으로 반길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학술단체라 일은 많은 것 같지만, 간행물 발간, 학술대회 개최 등 루틴이 있어 적응만 한다면 연봉이 적은 것 외에는 보람도 느낄 수 있고 만족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신입직원을 채용해도 담당해야 하는 업무량이 당장에는 커 보여 일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출근하지 않는 사례도 있어서, 항상 인력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무실 막내가 올 3월에 임신 사실을 알려왔고 축하해 준 지도 엊그제 같은데, 금방 출산 육아휴직 계획을 제출하고서야 대체인력 채용이 발등의 불이라는 사실이 다가왔습니다. 채용공고를 하고, 대상자를 선별하고, 면접 일정을 잡고, 면접자에게 일일이 연락하는 일들을 생각하니, 저에게 많은 압박으로 훅 다가와 숨이 막히는 느낌에 공지를 올리기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루다 출산할 직원에게 대체인력이 구해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업무 인수인계 자료만 잘 만들어 두라고 요청하였습니다만 긴박한 학술행사 준비로 인해 그것조차 챙기기 어려웠습니다.
얼마 전 우리와 비슷한 사정의 학술단체에서도 직원이 출산휴가를 들어간 사실을 들은 적이 있어, 어떻게 채용 공지를 했는지 홈페이지나 살펴볼까 하였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 것인지, 그곳 채용공고 끝에 ‘고용노동부 대체인력뱅크’ 협조를 받았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듣게 된 '대체인력뱅크', 이게 뭔가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기업회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간단한 가입 절차를 끝내고, 담당자님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최OO 선생님께서는 목소리도 차분하시고, 우리의 어려움을 이미 아시는 듯 마음을 편안히 해 주셨습니다.
학회의 이것저것 사정을 설명하고, 제가 설명한 것보다 더 세심하게 챙겨 주셨습니다.
공고 안을 받고, 여러 채용사이트에 공고하셨다고 하셨을 때 저는 얼마나 안도했을까요. 공고 기간 중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 지원을 많이 하지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우리 회사에 알맞은 4명의 지원자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면접을 요청했고 4명 모두 시간이 맞아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합격통지를 드렸고, 지난주부터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며칠 함께 하지 않았지만, 우리 회사와 업무 경험이 있고 책임감과 의욕이 충분한 직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채용한 인력이 우리 회사에 적응하고 또 한 명의 구성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과 서로 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채용의 과정을 담당해야 하는 저에게는 ‘대체인력뱅크’가 있어 여기까지는 편안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더는 대체인력을 구하는 것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육아휴직 진심으로 축하하고 권장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옆 학회에서 대체인력을 어떻게 구했는지 물어보면 채용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대체인력뱅크를 주저 없이 소개해 주겠습니다.
기업문화, 출산율 문제, 경력 단절 여성의 사회 복귀 교두보 역할 등의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여러 문제가 해결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