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근무하는 김포시장애인복지관은 경기도 김포시에 유일하게 있는 장애인복지관입니다. 사회복지사, 장애인 재활상담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재활사, 특수교사, 영양사 등 다양한 직군의 종사자 32명이 김포시 18,394명(21년 12월 기준)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욕구를 지닌 장애인 당사자들을 존중하며 개별 맞춤 지원서비스로 그들의 일상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근무합니다.
기관으로 찾아오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직접 가정 방문하여 이용자를 만나고, 지역주민들과 연대한 서비스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일상도 늘 분주합니다. 인사와 조직경영을 담당하는 저는 직원들 한 명 한 명도 소중하여 이들이 업무에 지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원하려고 노력합니다. 김포가 아닌 인천과 고양, 파주,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기관 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맛있는 간식을 제공하며, 개인 연차가 아닌 점심시간과 연결된 1시간의 꿀맛 같은 휴가도 월 1회씩 제공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이러한 복리후생이 제공하더라도 김포 골드라인이 바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버스를 2~3회 바꿔가며 이동해야만 도착하는 우리 기관은 위치상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터는 아닙니다.
일하고 싶은 젊은이들은 많은데 일터가 없다는 뉴스 보도가 무색할 정도로 저희 기관은 정규직 인력 채용공고를 하더라도 지원자가 적어, 재공고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육아휴직 대체인력은 채용공고를 하더라도 지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만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2021년 6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자에 대한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1년 이상을 공석으로 있다 보니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운영하지 못했고, 참여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 5월 3일부터 15개월간 출산휴직과 육아휴직을 가야 하는 직원이 생겼습니다. 마땅히 누려야 하는 휴직 기간이지만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작년에 이미 채용하지 못해서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이번엔 과연 구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4월 12일 자로 복지관과 사회복지사협회에 공고를 올렸습니다. 4월 13일 사회복지사협회에 올라온 공고를 봤다며, 대체인력뱅크 컨설턴트 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진행하는 대체인력뱅크 사업에 대해서 안내를 받았습니다. 그런 사업에 관한 이야기는 생소했고, 확인 후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대체인력뱅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몰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대체인력을 구하는 공고를 보았지만, 우리 기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상황이 급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컨설턴트 분께 전화를 드려 대체인력뱅크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컨설턴트분은 구직자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근무지라, 대체인력뱅크 홈페이지뿐 아니라 사람인, 인크루트 사이트에도 같이 공고를 무료로 올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구인 업무를 혼자 진행했는데, 누군가 같이 함께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공고 기간 전화해서 지원자가 있는지 확인도 해주었지만, 우려대로 지원자가 없었습니다. 절망과 답답함으로 걱정하는 동안 시간을 흘러갔습니다.
공고 마지막 날인 4월 26일이 되었습니다. 접수 메일을 수시로 확인했지만, 지원자는 끝내 없었습니다. 오후 4시쯤 컨설턴트 분께 전화가 왔는데,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지만, 다른 직무에서 근무하다 사회복지 분야로 진입하고 싶어 하는 권OO님을 소개하고 이력서를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통화를 해보니, 면접 일정도 늦추길 원하고, 입사 의지가 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원자가 없어 면접 일정을 잡긴 했는데,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컨설턴트분이 오전에 전화가 왔길래, 불편한 마음을 이야기했더니, 지원자분과 다시 통화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조금 후에 전화가 다시 왔는데, 지원자분이 현재 선배를 도와 하는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면 지원 포기 의사를 전해줬습니다. 15개월 기간이라고 해도 취업에 대한 절실함이 있고, 성실한 분이어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감 당일에 이런 일이 생겨 절망스러웠습니다. 제 마음을 알았는지 컨설턴트분이 급하게 구직을 희망하는 다른 사람을 찾아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업무도 많을 텐데, 우리 복지관을 위해 이렇게까지 신경 써준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4월 27일. 컨설턴트님이 다른 구직희망자를 찾아본 후, 20명에게 연락했는데, 3명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면서 지원서류를 보내주었습니다. 복지관 위치에 대한 설명도 미리 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4월 28일엔 장OO님의 서류도 추가로 보내주셔서, 5월 2일과 3일에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장OO님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5월 9일.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입사한 장OO님이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자신의 업무를 즐겁게 하면서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첫 직장이기에 서툰 부분도 있지만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참으로 예쁩니다.
대체인력뱅크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장OO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정규직원 만나는 것도 어려운 우리 기관 형편을 고려했을 때 대체인력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은 존재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뒤에 장OO님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대체인력뱅크로부터 연락이 왔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고 기분 좋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통화를 끊고 나니 장OO님께도 잘 다니고 있는지 컨설턴트분이 전화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채용이 완료된 뒤인데도 관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전화를 마지막으로 당분간은 연락할 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직원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14개월) 후 복직하여 4개월 정도 근무하다 자신에게 남은 1개월 육아휴직을 사용하겠다며 갑자기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육아휴직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기에 승인해줬지만, 한편으로 ‘1개월 공백은 또 어떻게 메꿔야 할지’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인력을 찾더라도 1개월이라는 시간은 업무에 대해 알다가 중단되는 시간인데 대체인력을 찾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대체인력뱅크라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을 드렸습니다. “1개월 동안 저희와 함께할 대체인력을 찾고 있는데……. 혹시 있을까요?” 문의했습니다. 질문하면서 제 마음속으로‘어이없게 여길 수 있겠다.’,‘황당하겠다’ 했는데 들려온 답변은 1개월 대체인력을 찾는 기관도 있으니 가능할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에 자신감이 조금 생겼고 어떤 업무를 수행할 사람을 찾고 있는지, 우리 기관 사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대체인력뱅크 컨설턴트분은“알아보고 연락 드리겠다.” 하였고, 정말 기적처럼 우리 지역에 거주하는 조OO님과 연락할 수 있도록, 다음 날 안내해줬습니다. 조OO님과 바로 연락해 면접 진행 후 1개월을 근무하였습니다. 근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에 반해 1년 이상 공석이었던 육아휴직 대체인력 자리가 2개월 남짓 남은 시기지만 그 자리를 맡을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의향을 물었습니다. 흔쾌히 하겠다는 말을 하였고 그 업무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 주고 퇴사하였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 특히 기관에서 일할 직원을 만나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책임과 사명감으로 일하는 직원을 만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만난 장OO님과 조OO님은 우리 기관 뿐만 아니라 장애인당사자 및 가족들에게 소중한 조력자였습니다. 대체인력뱅크에서 1차 서류점검을 마치고 전화인터뷰를 통해 검증된 사람을 소개해주니 기관에 안성 맞춤형 인재를 보내주어 신뢰도와 만족도에 최고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7월 초 기업방문 프로그램이 있는데, 우리 기관에 방문이 가능한지 컨설턴트 분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목소리만 들었는데, 얼굴을 보고 대화 할 수 있단 생각에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7월 15일 우리 복지관까지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날 방문했습니다. 시원한 음료를 준비하고 기다리다 갑자기 방문하신 손님 때문에 복지관 근처 외부에 있는데, 도착하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미소 가득한 눈빛을 보며 인사를 나누고, 함께 대화하게 되었습니다.
대체인력을 채용하면서 어려웠던 점들과 취업자들이 잘 근무하고 있는지, 대체인력뱅크에 제안하고 싶은 상황들에 대한 질문과 답을 하고, 근무 중인 취업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방문해주신 것도 감사한 데, 판촉물과 간식까지 챙겨 오셨습니다. 처음 본 사이였지만, 그동안 많은 통화 때문인지 친근함 속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공고를 대신 올려주고, 지원자도 챙겨 주는데, 기업방문까지 해서 사후관리를 하는 것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소중한 조력자를 소개해준 대체인력뱅크를 여전히 모르는 기관들이 있다면 저희 기관의 이 사례를 통해 기관이 찾고 있는 적합한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누려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리고 이 지면을 통해 대체인력뱅크와 컨설턴트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