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로 몇 년을 일해오다 육아로 인해 잠시 일을 쉬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8년 차가 되어있었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보육교사로 일을 해오면서 항상 좋은 직업이라 생각하며 보람을 느껴왔습니다. 잠깐 쉬고 있었지만 계속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다시 보육교사로서의 인생을 살기 위하여 일자리를 알아보았습니다.
채용 공고들을 보면서 저만의 조건이 있었습니다. 제일 중요하게 본 것은 3월 어린이집의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오래 일할 수 있는 곳 등을 생각하였습니다. 여러 공고들을 살펴보면서 제가 일을 쉬는 동안 일자리도 많이 변한 것을 느꼈습니다.
보통 보육교사는 자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을 구하기 쉬운 편이고, 창원시에서 최근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늘어나면서 대체교사나 시간제교사 자리도 늘어나고 있어 취업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어린이집은 오랜 기간 긴급보육을 제외하고 등원이 금지되었고, 보육교사 일자리도 줄어들었습니다.
취업에 대해 한창 고민을 하던 중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대체인력뱅크’라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올려놓은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창원시립 예쁜아이어린이집에서 기존 보육교사의 육아휴직으로 대체교사를 구하고 있는 중인데 지원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이고, 집에서 거리도 가까운 곳이라 추천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래 근무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고 있었고, 대체교사는 한 번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해보겠다고 하였습니다. 다음 날 상담사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습니다. 방문 상담을 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방문할 여건이 되지 않아 전화로 상담을 시작하였습니다. 전화 상담은 꼼꼼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어린이집과 근무 자격 등을 다시 한 번 설명해주었고, 저도 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육아로 잠시 일을 쉬는 중이라는 것과 함께 3월이 되기 전에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드렸습니다. 근무 기간이 짧은 것만 빼면 제가 원하던 자리였습니다.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아이 케어에 집중을 할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그렇기엔 1년 대체교사 자리가 더 맞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마침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딱 학기를 마칠 수 있어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일단 넣어보자고 생각한 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메일로 받았습니다. 지원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오랜만에 쓰는 자기소개서는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다시 전화를 드려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상담사님께서는 경력이 많아서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점과 어린이집과 집이 가깝다는 점을 어필하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
며칠 뒤 1차 서류 합격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2차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을 볼 때 분위기도 좋고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면접을 본 다음 날 최종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막상 합격 연락을 받으니 대체교사라는 것이 다시 고민되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사님 조언처럼 1년이라는 경력이 추가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취업을 결정했습니다.
저의 희망대로 3월부터 출근을 시작하였습니다. 다들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빠르게 적응하였습니다.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10월이 되었습니다. 이제 계약 기간이 4개월뿐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게 다가오지만 남은 기간 동안 아이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취업을 준비하면서 처음 만난 ‘대체인력뱅크’는 참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혼자 취업 준비를 하였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자리입니다. ‘대체인력뱅크’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덕분에 좋은 인연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창원시립 예쁜아이어린이집에 지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상담사님께 감사드리고, 같이 일하고 계시는 원장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