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인력뱅크로부터 건네받은 용기,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다>

23살의 저는 2번의 퇴사를 경험한 잘난 것 없는 구직자였습니다. 과거 언젠가는 큰 회사가 아니더라도 좋은 직장에 입사해 멋진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급여가 밀리고, 거래처의 대금 독촉과 욕설을 견디지 못해 퇴사하게 된 저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어른이었습니다.

손안에 쥐어진 수많은 자격증과 약 2년간의 회계 업무 경험들이 모두 무의미해지는 것 같은 우울감에 퇴사 후 한 달 동안은 취업에 손을 놓고 지냈습니다. 한 달이 지날 무렵, 막연한 불안감이 덮쳐왔고 남들이 다 한다는 토익을 시작했지만 사실 뚜렷한 목표는 없었습니다. 영어공부를 시작하며 다시금 들여다본 공개채용 안내 속 ‘대졸’, ‘경력직’이라는 단어들은 제 마음에 겨눠진 바늘처럼 다가왔고, 작아진 저를 더없이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나’라는 존재는 경력직이라기엔 부끄러운, 평범함만이 내세울 수 있는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취업은 할 수 있을까? 이런 공부들이 다 의미가 있을까?”

부정적 감정에 갇혀 제 자신과 줄다리기를 하던 날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특별할 것이 없던 언젠가, 저는 예상치 못한 문자를 하나를 받았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대체인력 채용에 지원을 권유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연락을 받고 떠오른 생각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던져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한때는 공기업 취업에 대한 꿈을 꾸던 적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와 달리 낮아진 자신감과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미리 받은 것처럼 우울해하며 답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기대와 불안을 주워 삼킨 채, 제게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제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대체인력뱅크의 담당 컨설턴트님이었습니다. 분명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지원할 수 있는 요건은 충분하다는 컨설턴트님의 말씀에 저는 문득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정말 바라고 원했으며, 누군가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해주길 기다린 것이라고!

상담사님이 북돋아 준 용기를 통해 입사 지원을 결정하였고, 이력서를 쓰는 순간부터 면접장으로 나서던 순간까지 컨설턴트님께서는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저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진솔함이라는 기존 글의 장점을 살리되 단점인 글의 체계성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서 함께 자기소개서를 완성했습니다. 또한,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각종 면접 활용 자료들을 보내주신 덕분에 철저하게 여러 예상 질문을 만들고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던 진심 어린 응원에 힘입은 저는 떨린 마음을 억누르고 무사히 면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유독 길었던 밤이 지나 다음 날이 되었고, 저는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첫 출근에 잔뜩 긴장한 채로 겨우 문을 열고 들어갔던 1월의 저는, 어느덧 여유롭게 사원증을 찍으며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직장인이 되어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회사가 먼저인 사기업에서 일해오던 제가 공익을 우선하는 공기업에 근무하려다 보니 그 기본적인 업무 방식부터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제가 진행 보조를 맡은 사업은 개별 사업체와 연락할 일이 잦아 처음에는 몰아쳐 오는 전화 질의에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도망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답을 찾아 헤맸고, 해답을 발견하며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 지금 업무에 만족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고민하지 않고 그렇다고 답하곤 합니다. 그간의 업무과정에서 저는 민간업체가 사업을 통해 혜택을 받고 제품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 눈에 보였고, 수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공을 공사에 돌리며 감사를 표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입사 준비를 할 때 컨설턴트님께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근무 환경이 매우 좋다고 언급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그저 응원의 의미에서 해주신 말이라고 생각하며 넘겼지만, 막상 근무를 시작하고 보니 컨설턴트님의 말씀이 종종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늘 옆에서 도와주시는 주임님들, 어리숙한 질문에도 세심하게 알려주시는 대리님들, 중요한 순간에 늘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과장님들, 저 스스로 업무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시는 부장님까지. 회사에서 만난 값진 인연들이 저에게는 어느새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이유였고, 동시에 신입 채용에 대한 목표를 만들어 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체인력뱅크가 없었다면 누리지 못했을 것들이 지금 제게는 너무나 많습니다. 매일 아침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하며 매는 사원증부터 대체 근로자로 만나 정규직 입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는 친구들, 그리고 제가 가진 업무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하는 업무환경, 이 모든 것이 1년 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 할 것들입니다. 어느 곳이든 입사하여 평범하게 살자는 생각했던 무력하게 지내던 1년 전과 달리 이제 저는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입사하여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보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위를 보는 사람이 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 노력의 목적으로 저는 입사 후 매일 3시간씩 어학 공부를 하며 스스로 미래를 진취적으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대체인력뱅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던 순간 제 등 뒤를 밀어주신 덕분에 저는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길을 잃어 예전의 저처럼 정처 없이 떠돌고 있다면, 제게 그랬듯 대체인력뱅크가 길을 밝혀주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