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잠수 탄 겁니까?”

면접을 보기로 한 구직자가 아무런 통보 없이 이른바 ‘잠수’를 타고 사라지는 상황,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했는데 여전히 당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피가 마른다. 넉넉한 구직 희망자가 늘 넘쳐나는지라 면접 불참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인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많아 봐야 몇 명 정도를 면접한 뒤 곧바로 채용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벌써 몇 차례 ‘잠수’ 상황이 벌어지면서 허탈함은 점점 커져갔다.

지난 5월 말 무렵, 제주지사에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육아휴직 사용 의사를 밝혔다. 당연히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의료기기 납품 및 배송이라는 업무 특성상, 단 한 명이라도 결원이 발생하면 남은 한 사람이 모든 짐을 떠안는 것은 물론, 굉장한 육체적인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은 약 한 달 반. 그동안 회사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취업 사이트를 주로 이용해 왔지만,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는 회의감이 팽배하던 상황이었다. 물론 민간 서비스는 훌륭한 점을 적지 않게 갖고 있지만, 문제는 늘 비용이었다. 우수한 자원을 신속하게 채용하려면 그만큼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이는 곧 회사의 부담으로 귀결되곤 했다.

“대체인력을 채용 지원해주는 정부 사업이 있다던데요?”

HR 담당자로부터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채용 최종 책임자로서 반신반의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인풋은 0원인데 아웃풋을 기대하면 도둑놈이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시작은 ‘밑져야 본전이지’ 하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건 인재채움뱅크 측 담당자와 유선 통화를 하고 나서부터였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상세하게 구직 희망자 범위를 압축할 수 있었고, 어떤 유형의 구직 조건을 내걸었을 때, 보다 빠른 채용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안내가 이어졌다.

인재채움뱅크의 대체인력 알선 서비스가 ‘단 하나의 흠결도 없는 완벽한 서비스’다 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채용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내심(內心)’과 관련된 것이기에, 사람의 속마음을 읽어보는 초월자 같은 능력이 있지 않는 한, 인재채움뱅크를 포함한 그 어떠한 채용 서비스도 첫 숟가락에 바로 원하는 인재를 얻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의 시작이었던 ‘구직자의 잠수 상황’도 마찬가지다. 나름 담당자가 공을 들여 고르고 고른 구직 희망자였겠지만, 돌연 사람의 마음이 바뀌어 잠수를 타거나 구직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예측할 수 있는 채용 서비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채용하는 쪽의 허탈감 역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재채움뱅크의 후속 조치는 매우 신속했고 타당하게 이뤄졌다. 발 빠르게 다른 지원 인력 물색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채용공고를 어떠한 식으로 좀 더 상세하게 변경하여 이목을 끌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의료기기 수입 및 판매 업체인 우리 입장에서는 이러한 체계 잡힌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가 민간에서 이뤄지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채용 담당자로서의 놀라움은 상당했다.

짧은 시간 안에 약 10여 명의 지원자에 대한 이력서를 받을 수 있었고, 단순히 이력서를 전달하고 끝이 아니라 해당 지원자가 현재 어떠한 입장이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기에 기업 입장에선 상당히 안심할 수 있었다. 덕분에 데드라인인 6월 말을 2주 정도 앞둔 시점에서 성공적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할 수 있었다.

당시 채용된 인재는 10월인 지금도 별다른 문제 없이 매끄러운 업무 수행 능력을 보이면서 회사에 녹아들었다. 당시 장기근속이 가능하면서도 성실한 사람이 필요했던 기업 입장에서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인재가 아닐 수 없었다.

또한, 정부 지원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꿀 수 있었던 계기가 된 듯하다. 특히 워크넷 한 곳뿐만이 아니라, 각종 민간 채용 서비스까지 활용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기업이 이런 일을 직접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을 정부에서 커버해 주면서 확실히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기업 경쟁력 상승에 큰 도움을 준 ‘인재채움뱅크’ 서비스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