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으로 십 년 넘게 가정에서 살림과 육아에만 전념하며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엄마로 사는 생활에 큰 비중을 두며 전념하니 아이들은 점점 성장하게 되어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도 되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교육비와 양육비가 증가하여 더는 가정에서 양육에만 전념할 수 없을 시기가 왔을 때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십 년 넘게 가정에서만 있던 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육아와 돌봄의 연장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수 개월간 고심 끝에 보육교사부터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 막내도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었기에 업무에 많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었습니다. 1년 정도 공부하여 보육교사를 취득하고 어린이집에 근무하면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은 저는 사회 취약계층의 생활과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에 관심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 사회복지 분야는 나이 먹고 취직할 때 없으니 그만두는 게 나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며 만류를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로 취업도 못 하는 분야에 시간 낭비만 하는 것 같아 그만둘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여간의 사회복지 학업을 마치고 사회복지 2급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아픈 아이를 업고 리포트를 쓰기도 했으며 시험을 보기 위해 집안일을 끝내고 온 가족이 자는 새벽까지 잠도 자지 못하며 공부를 하던 때도 있었기에 더욱더 가치 있는 자격증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회복지 분야에 경력도 없었으며 40대라는 나이는 사회복지사로 취업하여 일할 수 있는 현실의 문턱은 정말로 매우 높았습니다. 여러 군데 원서를 넣어 보았지만, 연락도 오지 않아 그동안에 시간과 노력이 헛수고가 아닌가 하고 좌절하고 있을 때쯤, 지인의 소개로 대체인력뱅크를 알게 되었습니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일할 수 있는 대체인력을 채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사회복지 현장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을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체인력뱅크에 담당자분이 배정되고 저의 경력 사항과 이력서를 살펴보시고 취업에 관련된 여러 조언과 적합한 곳에 일자리 추천을 시작해주셨습니다. 대체인력뱅크 담당자분이 친절하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서, 정보가 별로 없던 저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처가 되었고, 점점 취업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지역아동센터에서 출산휴가 3개월 대체인력 취업공고를 알게 되었습니다.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엄마로 또래의 아동들 발달과 심리 정서를 잘 알고 있었기에 지역아동센터에서 생활 복지사로서 역할을 좀 더 잘 수행할 수 있으리라 하는 생각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이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회복지사로 경력이 전무 했던 저에겐 아동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할 값진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지원하고자 하는 지역의 아동센터를 대체인력뱅크 담당자분이 연결을 도와주셨고 지역아동센터에서 3개월 대체인력 채용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을 보신 센터장님은 오랜 생활 공직생활을 하다가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을 하게 되신 사려가 깊으신 분이었습니다. 센터장님은 짧은 기간이더라도 일할 기회에 가치를 두는 저의 성실한 자세와 일에 대한 열정을 알아보시고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저는 아이들이 내 자녀들처럼 사랑스럽고 내 어린 시절 같은 정서적 교감을 느끼며 아동들과 친밀하게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보육교사로 일한 경력들이 아동센터에서도 이어져서 전체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적용해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아침마다 출근이 즐거웠고 자녀들에게도 일하는 엄마로서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너무나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근무하던 중 출산 육아하러 가셨던 생활복지사 선생님이 아이를 맡길 때가 없어서 퇴직하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3개월만 근무하기로 하고 입사를 하였는데 좀 더 오래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너무나 기쁘고 눈물이 났습니다. 만약에 3개월만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에 불만을 품고 응시조차 하지 않았다면, 40대의 나이에 이렇다 할 경력이 없던 저는 점점 취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이라도 일할 기회를 더 큰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대체인력뱅크를 통해 지원했던 것이 저에게 오랜 시간 사회복지사로 일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되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늦은 나이이거나, 짧은 경력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 대체인력뱅크의 채용을 통해 적은 기회를 잡아서 큰 목표를 이루는 발판으로 삼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일을 찾을 수 있게 큰 도움을 준 대체인력뱅크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