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의 소도시에서 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조업체 경리업무, 세무회계법인의 기장 대리 및 세무조정업무를 십 년이 넘도록 해오다가 17년 전 결혼을 하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재취업을 하고자 취업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처음은 아르바이트로 시작을 하였는데, 아르바이트에서 성실함으로 열심히 일한 결과 운 좋게 대형 세무법인에 취업이 되어 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보람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의 지방발령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방에서도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항상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 결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지원자가 경험했고 능력을 발휘해온 경력보다 출신학교를 먼저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대졸 취업자보다 지방 여상 졸업자인 저의 이력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지방에 근무하는 동안 훌륭한 직장은 아니었지만 작은 제조회사에 근무하면서 시간을 쪼개어 야간으로 2년 과정의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하였습니다.

지방에서 6년을 거주하던 중 다시 남편의 서울로 발령이 나서 서울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6년이라는 세월이 짧다면 짧지만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결코, 짧지 않은 세월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인재가 넘쳐나는 서울에서 구직활동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매일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사이트를 탐독하고 내가 지원할 만한 채용공고를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이력서를 내보았지만 적지 않은 나이, 내세울 것 없는 학력 및 경력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여 상실감이 컸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대체인력뱅크를 알게 되었고, 몇 번의 구직활동을 통하여 결코 구직활동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터득하였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까지만 근무하는 대체인력의 자리에 망설임이 있었지만 소개해 주시는 선생님의 “성공적인 취업을 위하여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드리겠다”라는 말씀에 힘을 얻었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공백기를 가지며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우선 취업하여 경력을 조금씩 쌓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되어 대체인력뱅크로부터 소개받은 집 근처의 한국해양소년단 서울연맹에 지원해보기로 했습니다.

기존 근무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으로 1년간 대체인력으로 근무하는 조건이었습니다. 결국,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을 보고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업무와는 조금 다른 비영리법인의 업무를 해야 하는 부담과 어려움은 있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보자.’라고 마음을 다잡고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보기로 마음먹고 지금까지 6개월을 근무해오고 있으며 앞으로 6개월이라는 근무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입사하여 실제 근무를 해보니 불만 사항도 있고 낯선 근무환경이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남은 6개월 동안도 열심히 근무한다면, 앞으로 작성될 제 이력서 경력 사항란에 훌륭한 한 칸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6개월 후 다시 구직활동을 하게 되겠지만 이제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본인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시는 대체인력뱅크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든든한 후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